작성일 : 11-05-20 15:56
니들이 다해먹으면, 소는 누가 키우냐!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553  

니들이 다해먹으면, 소는 누가 키우냐!

 

한국골판지포장공업협동조합

전 무 이 사 김 진 무

 

최근 대규모기업집단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업(MRO)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이 사회적인 관심사항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 기업집단은 시장원리에 따라 내가 필요한 사업을 하는데 무슨 시비냐는 논리이고, 중소기업계를 포함한 중소상공인들은 기업집단의 무차별적인 사업확장으로 생존기반을 상실하고 있어 적절한 진입장벽을 마련해 달라는 주장이다.

  지난 2006년도 중소기업고유업종 제도가 폐지되면서부터 대규모 기업집단들은 전산업분야를 가리지 않고 경쟁적으로 시장참여를 하면서 그동안 중소기업계 및 소상공인들이 터전으로 일구어온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멍가게에서부터 빵집, 다방, 심지어 자장면집과 미용실까지 진출할 태세를 보이고 있으며, 소비자 상품을 넘어 산업용재 분야에서는 생산설비없이 구매대행이라는 보다 진보된 방식으로 경쟁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은 진입장벽이 사라져 직접 투자가 가능한 일이지만, 제조업에 진출하게 되면 부지확보와 시설비용, 인력이 필요하다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직접투자보다는 대량물량을 앞세워 전화 몇 대와 영업인력 몇 명으로 자기계열사 물량에 대한 독점 창구역할을 하고, 협력업체와 일반업체의 구매 물품까지 대행함으로써 최소 투자비용으로 사업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욕심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중소기업고유업종은 소위 전형적인 중소기업형 산업에 대기업자의 사업진입을 제한하는 것이 보다 건전한 국가경제에 부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운영되어 왔었고, 지금에 와서는 중소기업적합업종이라는 틀로 재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서 말한 전형적인 중소기업형 산업이란 부가가치가 낮고, 중소규모의 설비로 전국적인 수요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저기술 노동집약산업을 일반적으로 일컫는다. 이러한 산업분야는 중소상공인들에게 맡기고, 대기업은 기술력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그리고 생산규모가 큰 성장산업 등에 집중하는 것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자들은 소비자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 제공 필요와 시장이 있으면 어디든 참여할 수 있다는 논리로 시장참여를 굽히지 않으면서 이를 시장원리에 입각한 정당한 경쟁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을 조금만 들춰도 약육강식을 바탕으로 한 적자생존의 경쟁을 의미하는 것임을 쉽게 알수있다. 동일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중소기업자는 은행으로부터 설비자금으로 1.4배의 담보를 제공하고도 어렵게 돈을 빌리는데 반해, 대기업자는 네임벨류만으로 쉽게 빌릴 수 있는 것이 현실적인 기업환경이다. 청년과 초등학생이 동일 출발선상에서 100m경주를 한다면 매번 청년이 이길 수밖에 없다. 공정한 게임이 되려면 초등학생에게 20~30m 앞에서 달리도록조건을 보완하는 것이 보다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것이 중소기업자가 대기업자와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없는 단적인 이유다.

  따라서 보편적 가치인 건전한 시장질서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적자생존의 경쟁보다는, 시장원리를 넘어서 적절한 조건보정을 통한 경쟁이 보다 공정하고 시장 친화적이라는 것이다. 이렇듯이 우리 중소상공인들이 중소기업적합업종이나 대규모기업집단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업(MRO)의 사업제한을 요구하는 것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 시혜나 맹목적인 보호와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자들과의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정한 룰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농부가 자기의 논에서 수확을 한 후 논에 나가보니 아이 엎은 아낙네가 주린 배를 잡고 이삭을 줍고 있었다. 농부는 “내 논에서 주운 이삭을 내 놓으라”고 빼앗으려할 때 길을 지나던 사마리아인이 농부에게 이르기를 “ 당신 땅에서 수확한건 맞지만, 그 곡식은 비와 햇볕을 받아 수확하게 되었거늘, 어찌 모든 것이 당신 것이란 말인가!”라고 탄식하며 “이삭은 아낙네의 것”이라 하였다.
 
“니들이 다해먹으면 소는 누가 키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