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6-23 12:35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공정경쟁을 담보한다.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380  
동네 어귀에 최해*빵집이라는 곳이 있었다. 나는 빵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오더가 떨어지면 집에서 10분쯤 떨어진 인근 대기업이 운영하는 제과점 대신 그곳을 이용하면서 단골이 되었다. 중소기업 및 중소상공인들의 경영환경을 고민하고 있는 나로써 당연한 직업윤리(?)의 발로라 생각하지만, 사람들과 쉽게 입을 트지 않는 성격이라 주인장과는 눈 인사만을 남긴채 빵을 사곤 하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진열장에 놓은 빵의 구성도 단순하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몇마디씩 말을 건네면서 단골빵집과 좋은 손님의 관계를 맺게 되었다.

 “사장님! 빵집도 경영을 해야 해요.” “직접 구운 빵을 인근의 PC방이나 찜질방에서 팔게 한다면, 자영업자들끼리 윈~윈할 수 있어 매출증대에 도움이 될텐데요” “아~ 예! 생각은 있지만, 여력이 없어 못하고 있어요”라는 식의 답변으로 흘려 버리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최해*사장이 우리빵집 건너편 골목입구에 대기업 브랜드 빵집이 들어 올 것 같다고 걱정하면서,  20여년간을 동네 골목장사를 하면서 버텼는데, 적자를 감수하면서라도 끝까지 경쟁하여 이기겠다는 결기를 보였다. 이후 빵집사장의 말처럼 조그마한 골목 입구 왼편으로는 최해*빵집, 오른편으로 대기업 S브랜드 빵집이 자리잡고 우리가족은 어김없이 단골로 남아있었지만, 이웃들은 S브랜드 빵집 출입빈도가 높은 것 같았다.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나로써는 경기가 힘들다고 푸념하는 서민들이 그들끼리 상생하지 못하는 이중적행태에 대하여 답답한 마음으로 지켜만 볼 뿐이었다.

 이후 6개월여 시간이 흐르면서 최해*빵집은 홀연히 문을 닫게 되면서 그곳에 약국이 들어섰고, 그로부터 1년여 후 S브랜드 빵집도 문을 닫고 이제는 24시편의점으로 갈아타 있다.
 최해*빵집은 사장님과 부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일·이백만원의 수입으로도 20여년간을 버틸 수 있었지만, S브랜드 빵집의 경우 제빵기술자와 알바생을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 정도의 수입으로는 임차료 내기에도 부족한 수준이었던 것이다. 이제 아이들도 다 커서 빵 오더가 없어 빵 집 갈 이유도 없어졌지만, 20여년을 장사해온 빵집 앞에 빵집하나 더 생기더니 1년사이에 둘 다 망해버리고, 결국 빵사려면 돌아서 10분을 걸어가야하는 소비자만 멀쩡하게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렇듯 적합업종은 중소기업 및 영세자영업자의 사업영역을 보호하기 이전에 국가적 관점에서 낭비투자를 막고, 무분별한 경쟁을 제어하면서 효율적인 국가경제를 담보하는 공정경쟁시스템을 이루게 하는 유효한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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