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12-22 15:36
제조업의 위기, 변하지 않으면 공멸이다.
 글쓴이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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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위기, 변하지 않으면 공멸이다.      - 한국골판지포장공업협동조합 김진무 전무이사 -

1. 충격적인 제조업 마이너스 매출 실적
 2018년이면 대한민국의 인구절벽을 실감할 것이라는 예측들이 여기저기서 얘기되고 있다. 그동안 잘나갔던 부동산 관련산업들이 수요부족에 시달리는 것을 시발점으로 다른 산업분야로 파급되면서 대대적인 경기위축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은행이 발행한 2014년도 기업경영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도 매출증가율보다 2.1% 떨어진 -1.6%로 1961년 통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처음으로 제조업 매출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수치가 인구절벽의 전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조업의 매출이란 원자재 가격의 등락에 따라 실제 성장하였음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긴 하지만, 내수 침체 또는 과당경쟁의 결과가 빗은 매출 감소는 기업 경영에 있어 감당하기 매우 어려운 고통이다. 우리 골판지포장업계는 지난 2010년을 전후로 구조조정시기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재정 건전화를 시현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경영 혼란의 시기를 무리없이 헤쳐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지만, 극히 일부 기업 중에는 은행권의 압박이 심하여 좌초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다.

2. 제조산업의 위축과 변화하는 산업구조
 지난해 세월호 사건 이후 내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지난 5월 메르스로 더블딥을 맞으면서 2014년도 사상 처음으로 매출 마이너스에 놀란 가슴이지만, 이런 상황의 지속은 2015년 사상최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은 불문가지일 것으로 보여 탈출을 위한 제품가격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지만 도무지 계기를 잡을 수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는 노릇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골판지포장업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산업 분야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히 굴뚝산업의 몰락 수준은 아니래도 장기적인 위축은 불가피한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산업 진화과정을 살펴보더라도 농림수산업 ⇒ 음식료업 ⇒ 경공업 ⇒ 중화학공업 ⇒ IT산업 ⇒ 유통서비스산업으로 진화되어 왔음에 비추어 전통제조업중심의 산업구조는 강 건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지속성장 여부는 제조업에서 답을 찾아야 하겠지만, 제조업 중심 사고를 진화시켜 새로운 발상과 과감한 변화를 우리들은 요구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3. 구조변화에 대한 순응은 필수
 그러나 골판지포장산업계를 들여다보면 세상의 흐름과 너무도 달리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주체하기 힘들다. 자고나면 공장신설계획 소문이 꼬리를 물고, 고속·광폭설비의 도입 얘기가 들려 올 때면 한계에 달한 땅따먹기 시장을 놓고 이래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다. 경기침체의 장기화, 인구절벽의 대사건이 눈앞에 다가왔는데도 덩치키우기에 전념하는 모습에서 결국 “너 죽이고, 나는 살겠다.”는 총칼없는 전쟁이 무시무시하게 치러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는데 습관은 그대로라면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가기 참으로 힘들 것인데 말이다. 대한민국에서 제조업 기반이 위축되고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골판지포장시장의 위축을 의미하면서 산업 구조의 변화에 순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이것은 도전과 응전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변화에 당연히 순응해야하는 단순한 게임의 논리이다.

4. 한일간 골판지상자가격 비교 결과의 이쉬움
 얼마전 일본을 방문하면서 편의점에서 택배용 상자를 구입한 적이 있었는데 우체국 4호상자 크기의 골판지상자를 450엔에 구입했었다. 이 상자를 서울지역 우체국에서 구입할 경우 1,000원이고, 업계가 우체국에 납품하는 단가는 830원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골판지상자는 우리의 4배가 넘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과 유부우동 한그릇에 200엔(1900원)으로 점심을 해결했던 기억 앞에서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었다. 골판지상자 1매가 유부 우동 한그릇 값의 두배를 넘는다는 사실을 알고 괜스레 부화가 치밀어 올랐다. 또한 우리나라 생산량의 62%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골판지기업 렝고의 공장장이 얘기한 “회사가 매우 어려워 전직원의 40%를 비정규직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는 설명이 와 닿을 수 없었던 것은 우리는 동종의 제품을 1/4 수준으로 판매하면서도 고용의 90%이상을 정직원화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본업계와 단순 비교하여도 우리는 고비용 구조 속에서도 헐값에 판매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오니 자선봉사하는 것도 아닌 다음에 사업하는 사람들로써 취할 바가 아님은 분명한 사실이다.

5. 무한경쟁, 공멸을 촉진할 뿐
 세계경제질서의 큰 흐름인 화폐가치절하를 위한 양적완화와 같은 정책기조는 교역을 위축시켜 각국의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키게 되며, 우리경제는 이에 더하여 인구절벽이라는 추가적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있기 때문에 설비증설경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결코 아니다. 이러한 리스크에 대하여 국내 정책당국도 금융권을 중심으로 산업별 구조조정 대안을 마련 중에 있다는 발표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골판지포장산업계만 예외로 강 건너 불구경하면서 전쟁 치르듯 더 높은 단계의 경쟁체제를 준비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리학으로 경제를 분석하고 있는 마크 뷰캐넌박사는 ‘보이지 않는 손’이 경제를 언제나 최적의 균형상태로 돌려놓는다는 주류경제학의 관점과는 달리 언제든지 외부충격없이도 시장의 불안정성은 찾아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증설은 파이를 키워내지 못하는 한정된 시장에서는 땅따먹기 방식의 출혈경쟁을 수반할 뿐이며, 궁극적으로 무한경쟁에 의한 체력고갈로 공멸의 원인을 제공할 뿐이다.

 6. 지속성장 골판지포장산업을 위한 고언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골판지포장산업을 위해 시장 참여자가 취해야할 스탠스가 어디이며, 급격한 산업구조변화에 순응한다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가 변하면서 제조업중심에서 유통서비스업으로 중심이동이 급격히 이루어지고, 핵가족 및 소비취향의 다양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골판지포장 수요패턴도 다규격 소포장화 그리고 택배포장분야 급성장으로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코 중후장대, 고속광폭의 설비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흐름이라고 본다. 아울러 현재의 생산능력만으로도 향후 몇 년간의 시장 수요를 커버하고도 남는 수준이라면 추가적 생산설비도입은 국가적인 낭비행위라 할 수 있기 때문에 ①정부 당국에서는 시장의 판단에 맡기지 말고 제조산업 합리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적극적 개입해야 하고, ② 한계 수요에 달한 시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수요 시장을 창출해 내야 하는 만큼 업계 공통의 노력으로 신수요 창출기획단을 출범시켜 새로운 수요 찾기에 과감한 실천을 기해야 하며, ③ 상기의 2가지 전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시점에서 전면적인 신증설 계획을 철회함으로서 수급균형을 확보함으로서 다가오는 인구절벽의 시대를 대비하고, 지속성장하는 골판지포장산업을 지켜내는 과업에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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