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12-23 17:57
근로시간단축 제도 시행 3년,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걱정한다.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831  
근로시간단축 제도 시행 3년,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걱정한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전  무  이  사  김 진 무

1.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대한 기억
 근로시간단축제도의 시행은 근로자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제공하고 과당경쟁에 찌들린 중소제조업계에도 경쟁완화 및 영업환경의 획기적 개선을 가져오게 하는 선한제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당시 대부분의 중소기업계에서는 근시단축의 문제는 중소기업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악한제도라고 저주를 퍼붓고, 제도 시행 전부터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돈이 없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라는 악담을 얘기할 때 결이 다른 주장이라서 제도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당국자 입장에서는 신선한 얘기였을 것으로 보였다.
 나는 3년 전 근로시간 단축 제도 시행을 앞두고, 어느 언론매체에 상기와 같이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의 상황과 비교하여 현재 경영여건은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정리해 보라는 요청을 또다시 받았다. 하지만 당시 언론에 기고된 이후 기계업체의 알만한 중소기업 경영자로부터 무례한 항의도 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더 이상 시비에 휩싸이고 싶지 않아서 정중히 사양하였지만,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해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2. 근시단축제도는 중소기업에 좋은 제도였다.
 근로시간 단축이라 함은 주당 68시간 허용하던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기업의 입장에서는 생산량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줄여진 생산시간 만큼 비례해서 생산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즉 68시간 생산하면서 1만개의 제품을 생산하였다면, 단순계산해서 52시간동안에 1만개 생산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생산성을 향상시키거나 생산 설비를 늘리고 근로자 수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52시간 근로 체제가 자연스럽게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생산설비 증설로 일자리가 늘어나게 됨으로서 정부가 고심하고 있는 기업의 투자유인, 청년일자리 창출 시책에 딱 들어맞는 시책으로 정체된 시장 환경을 돌파하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업계의 과당경쟁체제를 완화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환영했던 것이다. 과당경쟁을 완화시킨다는 것은 ① 저가 출혈경쟁을 극복하고, ② 적정이윤 창출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며, 각 기업 입장에서 영업이익률 제고는 근로자의 복리후생을 개선시키고, 첨단 설비에 걸맞은 고급인력의 채용을 가능하게 하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매우 유효한 시책이라는 것이다.

3. 영업이익률 개선을 확인하다
 이러한 기대를 안고 골판지포장업계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교대제 변경 및 근로조건개선 등이 실천되어 왔고, 3년이 지난 지금은 50인 이상 기업 모두에게 적용되는 당연한 근로조건으로 정착되어 있다. 제도시행 1년이 안되어 대기업 규모 골판지포장기업들은 생산성 또는 수익률에 문제가 있는 거래처를 정리하여 생산량의 감소를 감당하면서 효율을 선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정리된 거래처는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한 기업으로 이전되는 등 일관기업 → 전문기업 → 박스기업 수순으로 연쇄적 낙수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현상을 목도할 수 있었다. 보기에 따라 시각을 달리할 수 있겠지만, 거래처가 A B C등급에 따라 이동되는 현상이 제도 이전보다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일관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의 대폭적인 향상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다.
 

4. 브레이크 없는 설비증설 경쟁 우려
 그러나 상장일관기업 영업이익률의 확연한 개선이 전체 골판지포장업계의 업황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고, 일자리창출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라는 질문에 자유롭지 못하기에 이러한 결과를 놓고 긍정을 단정하기 보다는 과욕을 경계하는 것으로 의미를 새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만성적인 과당경쟁에 시달리는 골판지포장업계는 ① 새로운 수요 창출로 파이를 키워가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 ② 절제된 생산설비의 증설·개체가 병행해서 진행되어야 하지만, 아랑곳없이 각사들은 브레이크 없이 폭주를 하는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수도권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포장수요가 부족한 충청권에서 5개 라인의 대형생산설비가 신증설이 예정되어 있고, 전국적으로 2023년도까지 각사가 발표한 계획대로라면 10개 라인의 신규설비가 가동하게 되는데 시장의 더딘 성장률을 감안할 때 간신히 탈피한 적자산업이라는 불명예를 다시 뒤집어쓰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 걱정이라는 것이다.

5. 상생과 동반성장을 기반한 협력을 기대한다.
 어느 매체에는 상장된 골판지포장기업 CEO들의 경영능력이 탁월해서 기업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고 영업이익률을 대폭 개선시켰다는 찬사도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분야의 폭증과 중국의 환경시책에 힘입은 바 크고, 보다 열악한 전문골판지포장기업과 박스기업의 눈물을 딛고 달성된 상처 깊은 영광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상생과 동반성장이 가능한 수준에서 적절한 장기 플랜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부디 골판지포장시장을 장기적 관점에서 인력수급과 시장성장세를 감안하여 동업계의 신증설 계획을 살피고, 공통의 과제에 아낌없는 협력을 바탕으로 중장기 비젼을 더불어 세움으로서 과한경쟁이 촉발되지 않도록 유념해주시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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